책은 읽기 위한 동기나 시간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각각 책을 잘 읽기 위해 선택하는 공간은 다를 겁니다. 어느 이는 도서관이 편하고, 어느 이는 카페가 편할 겁니다. 그래서 제시해봅니다. 리드어스 기자들이 추천하는 ‘책 읽기 좋은 장소’를 말입니다. <편집자 주>
공원 벤치에서 독서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여유로움? 혹은 한가함? 이도저도 아니면 실업자의 모습?. 어느 순간 경쟁 사회가 된 한국에서 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는 모습은 아마 실업, 은퇴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여유로움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독서는 실내, 즉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해야 어울리는 이미지라 생각해 공원 벤치에서 독서하는 모습은 낯설다고 느낀다.
SNS에서 공원에서 독서하는 모습을 찾으려 검색하면, 몇 사진 안 나온다. 구글이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대개 외국인들이나 사진촬영회의 인위적인 모습들, 아니면 보도용 사진이 몇 장 나온다.
우리에게 공원은 운동이나 산책, 혹은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지 독서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부러워하는 장면이 있다. 미국 드라마 등에서 공원 호수가 주변 벤치에서 음악을 들으며 독서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추천한다. 각 지역별로 호수가 있는 공원이 있겠지만,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평화의 공원 난지연못 앞 유니세프 광장 주변 벤치는 의외로 독서하기 좋은 공간이다. 우선 시야가 적당히 트였고, 벤치와 잔디 사이의 길은 좁아 자전가나 퀵보드 등이 지나갈 수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독서를 방해받을 일이 없다.
반달 모양의 벤치 배열 구조는 끝에서 끝을 볼 수 있어 안정감을 주고 벤치 뒤쪽에 위치한 나무들은 그늘을 만들어준다. 에세이 등 가벼운 책을 읽기에 좋은 환경이다. 한강을 등진 난지연못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선선하게 독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때문에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쉽게 찾을 수 있다.
독서 중간중간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도서관이나 카페가 줄 수 없는 공원만의 강점이다. 난지연못을 건너면 보이는 원형정원과 조형물들은 독서 후의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할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평화의 공원은...>
평화의 공원은 월드컵공원 내 테마공원 중 하나다. 월드컵공원은 상암동에 위치해 있으며,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서울시민이 버린 쓰레기로 만들어진 2개의 거대한 산과 넓은 면적의 평매립지를 2002년 월드컵 개최와 새 천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을 안정화, 공원화하면서 270만㎡의 면적의 대규모 환경·생태공원이다. 대표 공원인 평화의공원을 비롯하여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의 5개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