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에서 한참을 걸어 도착한 사진책방 고래. 류가헌 갤러리 건물 지하에 있는 이 곳의 첫 느낌은 단순히 ‘아담하다’였다. 하지만 내부 곳곳을 살펴보니 집 안에 잘 가꾸어 놓은 듯한 서재 느낌이 물씬 풍겼다. 또 그 아담함 속에서도 책방 특유의 느낌과 향기가 스며들어 독특하다는 인상을 안겨줬다.
2017년 12월 류가헌 갤러리에 자리 잡은 사진책방 고래는 ‘지나간 과거(古, 옛고)에서 다가올 미래(來, 올래)’라는 뜻을 담은 사진 책방이다. 과거부터 미래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사진 작품집을 포함해 에세이, 이론서, 비평서 등 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서적들이 채워져 있다.
또 이 공간에는 덴고의 카페도 자리해 있다. 아담한 공간을 나눠 두 명이 사장이 운영하는 시스템이지만, 책방과 카페의 조화로움은 이질감이 없다. 책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도, 오로지 차를 마시기 위한 목적으로도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에 관심이 많지만 어렵다는 생각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사진책 함께 읽기 모임과 사진을 찍고 현상까지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류가헌 갤러리에 들렸다가 지하로 내려가서 책을 보면 전시 여운을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