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민찬 기자)
책은 읽기 위한 동기나 시간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각각 책을 잘 읽기 위해 선택하는 공간은 다를 겁니다. 어느 이는 도서관이 편하고, 어느 이는 카페가 편할 겁니다. 그래서 제시해봅니다. 리드어스 기자들이 추천하는 ‘책 읽기 좋은 장소’를 말입니다. <편집자 주>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존재 자체가 한가로움이다. 내부에 기획전이나 극장 용 때문에 주말에 어느 정도 사람이 있긴 하지만, 거대한 규모와 넓은 공원은 웬만한 인원이 아니고서는 꽉 찬 느낌을 주기 힘들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독서하기 좋은 공간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점은 확실히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날씨 좋은 봄 가을에는 공원 가운데 조성된 인공 호수 주변의 벤치나 정자를 비롯한 다양한 야외에서, 다소 쌀쌀한 날은 박물관 실내 곳곳에서 독서와 사색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2층 휴게실의 경우에는 창 밖이 탁 트여 보이는 독서실 같은 느낌도 준다.
(사진=이민찬 기자)
또, 봄~가을 사이에 볕이 세거나, 비가 오는 등의 궂은 날씨에도 기획전시관과 상설전시관 사이에 위치에 계단 등에서 독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뒤편으로 과거 주한미군 터가 보이고, 앞쪽으로는 이촌 방향이 탁 트여 보이는 장소다. 때문에 무거운 책보다는 가벼운 에세이집 등이 어울리는 공간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독서와 박물관 관람을 겸할 수 있다. 그래서 종종 박물관 전시와 관련된 책을 들고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직 논란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국립박물관들은 상설 전시관의 경우 무료로 운영이 돼 가능한 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는 넓은 공간과 유려한 외관의 건물에 자리잡고 있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덕수궁 석조전을 비롯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돌아다녔다. 한 국가의 대표 박물관이라 하기에 민망한 이사들의 연속이었다. 특히 2005년 용산에 자리잡기 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1995년 사라진 구 조선총독부 자리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한 나라의 대표적인 보물들이 일제 강점기 당시 한반도를 지배하던 중심에 있었던 셈이다.
현재 약 33만점을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아시아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 규모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