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영 기자)


역사 이야기는 언제나 옳다. 특히 28가지로 명료하게 나눠 놓은 섹션은 독서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달에 이 책 한 권은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추천지수 80

사랑과 욕망의 포로가 되어 자기 인생과 세계사의 물줄기를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돌려 놓은 28명의 이야기는 348페이지의 두꺼운 책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만든다.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향한 스웨덴 출신 페르센 백작의 불타는 사랑이 프랑스대혁명의 흐름과 프랑스 역사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자신의 전 재산 150만 리브르(오늘날 한화 기준 200억 원)를 쏟아부어 프랑스대혁명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루이 16세 국왕과 마리앙투아네트 왕비를 국외로 망명시킬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그 계획은 거의 성공할 뻔 했으나 루이 16세의 왕성한 식욕과 아내를 향한 들끓는 질투욕 때문에 실패했다.

로뎅과 그의 연인 카미유끌로델 (사진=이지영 기자)


이 외에도 여자와 성욕을 연료 삼아 예술혼을 불태운 천재 화가 피카소는 21세기의 카사노바로 환생한다. 80대까지 계속된 피카소의 연애와 결혼은 그의 그녀들에게 ‘오직 피카소’를 가슴에 품게 한다.

어머니 제니의 화려한 남성 편력은 처칠을 영국 총리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떻게 책을 덮을 수 있으랴.

완독지수 90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는 이 책의 완독확률을 43%로 명시하고 있다. 다만 ‘마니아라면 푹 빠져 읽을수록 보람 있는 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의 시각에서 의 이 책은 평소 독서를 즐기지 않는 이들까지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들게 할 만한 매력을 갖고 있는 책이라고 확신한다.

마리앙투아네트나 나폴레옹, 마고, 명나라 황제 가정제 등 왕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치하고라도 명품 브랜드 샤넬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실체라든지, 희대의 악녀로 평가 받는 모차르트의 아네 콘스탄체 이야기는 그 동안 어떤 역사책에서도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인 탓에 무척이나 새롭다.

또 영원한 삶 ‘불로불사’를 염원했던 진나라 시황제가 생명 연장을 위해 복용했던 약이 수은이었다는 사실이나, 19세기 유럽에서 목욕은 타락의 상징이었다든지 등의 이야기는 흥미 진진하다.

르네상스 시대를 뒤흔든 체사레와 루크레치아 남매의 금지된 사랑 (사진=이지영 기자)


무엇보다 영화보다 영화 같고,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역사다. 읽을수록 지식이 쌓이니 그 얼마나 뿌듯한 독서가 될 것인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의 작가 호리에 히로키는 일본, 세계, 고대, 근대를 불문하고 역사의 재미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경쾌한 필치로 그려낸다. 면밀한 검증과 고찰, 현실감 넘치는 묘사는 책의 재미를 더 한다.

이 때문의 그의 또 다른 저서 ‘사실은 무서운 세계사 전략편’ ‘위인은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았다. 역사적 명언의 뜻밖의 이면’ ‘마리앙투아네트와 프랑스여자들-감미로운 로코코의 원류’ ‘후궁의 세계사-입이 떡 벌어지는 역사 이면의 집학’ ‘페티시즘의 세계사’ 등에 대한 흥미도 불러일으킨다.